중국의 대외전략은 중국이 처한 전략적·지정학적 환경에 근거하여 "대국외교"(大國外交)와 "주변지역외교'(周邊外交)로 구분될 수 있다. 중국에게 있어 "대국외교'는 이중적 의미를 가지는데, 첫째는 국제체제의 일극이거나 일극의 잠재력을 가진 대국(great power)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외교이며, 또 다른 하나는 중국 자체가 대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역할을 담당하는 대외정책을 펼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은 분석의 도구로 "대국외교"를 전자의 의미로 한정하고, 탈 냉전기 중국의 대국외교와 그 연장선에서 대 EU 전략을 분석해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중국의 대국외교는 그동안 대미전략이 사실상 그 주요내용을 구성해왔다. 그러나 탈 냉전기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일방주의가 강화되면서 중국은 국제체제의 다극화 전략을 대외정책의 핵심의제로 추진하게 되고, 그 결과 미국외의 대국-러시아 EU 일본 등-과의 독자적 양자관계 강화가 요청되게 된다. 이에 따라 이 글은 중국의 다극화 전략의 배경 하에 새롭게 요청되는 중국 대국외교의 목적과 방법, 그리고 중국의 대 EU 전략을 분석한다. 또한 중국·EU 간의 주요 현안과 쟁점을 살펴보고 독립적 양자관계로서 중·EU 관계와 중국의 대 EU 전략이 가질 수밖에 없는 주·객관적 한계를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