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영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전자투표 정책의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한다. 영국은 1990년 대 중반부터 정부와 의회간 합의, 법제 정비 및 전담 기구의 신설 등을 통하여 체계적으로 전자투표 도입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시범투표(electoral pilot schemes) 확대와 반복적인 사업 검증을 통하여 전자투표 제도화에 성공하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렇지만 2008년 런던 지방선거에서의 광범한 전자개표 오류 사태로 인해 정부가 전격적으로 시범투표를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일련의 제도 형성과 철회 과정은 전자투표 정책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와 전망을 요구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전자투표 로드맵을 전혀 이행하고 있지 못한 우리나라로서는 영국의 경험에서 정책적 교훈을 체득할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구체적으로 다음의 두 문제를 고찰하고자 한다. 우선 전자투표의 도입과 철회를 촉진하는 조건과 요인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다음으로 전자투표 시행상의 쟁점과 이에 대한 사회적 반응은 어떻게 표출되는가 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