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정보통신기술이 낳은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기존의 정치체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한다. 특히 최근 증가하고 있는 수용자 중심(bottom-up)의 웹 2.0 기반의 정치기제와 기존의 공급자 중심(Top-down)의 대의제적 정치기제 사이의 충돌 양상을 살펴보고, 기존의 대의제적 정치기제의 한계점에 대해 논한다.
웹 2.0은 사용자가 직접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그 기술 체계는 정치 과정에 있어서 민주적 참여, 즉 공급자가 아닌 수용자 중심의 참여와 더욱 친화적이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의제설정 주체의 변화와 자기 조직적 네트워크형 참여의 출현이 이러한 현상을 더욱 잘 설명해 준다. 이러한 웹 2.0 환경은 정치 참여의 다양한 선택 범위를 제공함과 동시에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정치 참여 방식이 작동하는 데 있어 뚜렷한 한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기술 환경의 변화가 새로운 민주주의 모델의 가능성을 부추기며, 그 프레임(frame)은 참여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전이된다.
그러나 기존의 대의제적 정치참여 기제는 시민의 의사와 다른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엔지니어링(engineering)한다.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프레임은 바꾸지 않은 채 정치 참여의 공간 및 방법만을 다양화하는 데 힘쓴다. 대의민주주의가 갖는 한계를 인식하고 참여 중심의 새로운 민주주의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