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민주화 이후 교육정책 영역에서 일어난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87년체제론과 97년체제론 사이의 논쟁을 좀 더 경험적인 연구의 국면으로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87년체제론에 대해 비판적인 97년체제론은 우리 사회가 외환위기를 계기로 신자유주의체제로 전환되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비해 87년체제론은 민주화 이행 이후 우리 사회의 발전방향을 둘러싸고 민주화 프로젝트와 신자유주의 프로젝트가 경합해왔고, 이 두 가지 프로젝트의 역사적 대립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고 본다. 또한 이 두 가지 프로젝트를 모두 수용한 자유주의 개혁 세력이 87년체제의 헤게모니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파악한다. 민주화 이후 교육체제의 변동은 두 체제론 가운데 87년체제론에 더 부합한다. 우선 교육에서의 헤게모니 또한 민주화와 신자유주의화를 모두 수용한 ?5·31 교육개혁안?이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음으로 교육민주화 운동은 외환위기 이전이 아니라 이후에 전교조의 합법화를 계기로 실효적으로 전개되었으며 사립학교법 개정과 같은 중대한 성과를 이끌어낸 데 비해, 신자유주의적 교육 프로젝트는 외환위기 이전에 만들어진 ?5·31 교육개혁안?에 내장되었지만, 민주정부 시기를 통해서 상당 정도 억제되었다. 이런 교육영역에서의 변동은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의 발전 경로가 97년체제론이 주장하는 단계론과 달리 민주파와 보수파 간의 매우 복잡한 진지전의 형태로 전개되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