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공관리적 정부개혁 움직임 속에서 연구효율성 제고를 위해 많은 나라가 국가 R&D 성과평가제도를 도입하였다. 그런데 기존의 연구를 살펴보면 주로 선진국의 R&D 성과평가제도를 소개하거나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의 내용에만 관심을 둘뿐 이러한 제도와 정책의 수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경험적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과 미국이라는 두 나라가 국가 R&D 성과평가제도라는 동일한 정책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중요한 차이를 나타냈는지를 살펴보고, 나아가 이러한 차이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론적으로 설명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역사적 제도주의에 기반하되 역사적 제도주의가 가지는 한계를 보완하기위해서 구조와 역사적 맥락 그리고 행위자 요소를 모두 포괄하는 통합적 접근방법을 적용하여 비교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신공공관리적 개혁이라는 유사한 상황에서 추진된 한국과 미국의 국가 R&D 성과평가제도가 그 수용과정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경우 성과평가제도 도입의 지연 및 개별적·부분적 수용이 미국의 다원주의적이고 분권화된 정책결정·집행시스템, 기초연구·임무중심의 과학기술정책 그리고 다양한 참여자의 역할 때문임을 추론해 볼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의 신속한 제도 확립과 이에 대한 내재적 반발은 대통령, 중앙부처 중심의 단일한 정책결정·집행시스템, 국가주도 전략중심 과학기술정책 그리고 부처 간 경쟁 때문임을 추론해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향후 새로운 과학기술정책의 도입을 고려할 때 정책이 보다 효과적으로 수용되기 위해서는 역사적 맥락뿐만 아니라 개별 국가의 정책형성·집행과정의 제도적 특성과 부처별, 사업별 이해관계를 더욱 면밀히 고려해야 함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