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김남천의 문학적 행보는 전망 부재의 시대를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이론과 창작 양면에서 치열한 모색을 계속해 나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러한 과정은 이론적 완결성이나 문학적 완성도를 지향하기 보다는 불완전성과 유동성에 몸을 맡기고 그 객관적 가치를 검증받으며 수정해나가는 것이었다. 이를 본고에서는 수행적 성격이라 파악하였다.
한편 김남천이 해방전후의 급격한 변동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자 했던 문제는 자본주의의 모순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자본의 힘과는 전혀 무관한 인물 유형보다는 오히려 그 힘에 깊이 침윤되어 있는 인물 유형을 작품 속에 지속적으로 등장시킴으로써 자본으로부터의 이탈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