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독일 국고보조금제도를 사례로 하여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전략적 행위뿐만 아니라 규범적 담론 역시 국고보조금제도의 형성과 변화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논증하였다. 독일 국고보조금 도입은 한 편으로는 독일 국가이론 및 헌법이론에 기초한 정당 담론에 기반하여 이루어졌다. 그러나 정당의 헌법적 지위 담론과 정당중립성 담론 간의 대립, 그리고 기회평등원칙 해석에 있어서의 '비례성원칙'과 '평등원칙' 간의 대립 등 두 가지 논쟁점의 변화에 따라 구체적인 제도메커니즘은 미세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절대적 상한선, 상대적 상한선, 매칭펀드시스템, 부분적 재정지원원칙 등 독일 국고보조금의 복합적인 제도메커니즘에 반영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는 여전히 논쟁과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두 번째로 독일 국고보조금 도입은 재정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당면한 정당들 간의 합의에 기반하여 이루어졌다. 특히 국고보조금을 통한 정당 경쟁의 공정성을 주장하였던 정당세력은 오히려 기민련/기사연 및 자민당과 같은 부르주아정당들이었다. 이들은 사적 기부집단으로부터의 재정적 종속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국고보조금 도입을 추진하였으며 급증하는 정치자금 수요에 당면한 사민당과 녹색당 역시 점차적으로 국고보조금 제도에 동의함으로써 국고보조금에 대한 정당 간 협력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는 규범적 담론과 전략적 행위 간의 복합적 상호작용이 어떻게 국고보조금제도의 도입과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