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1세기 중국 지식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신좌파에 집중한다. 구체적으로는 신좌파 중에서도 왕후이의 국가의 굴기에 대한 미래구상이라 할 수 있는 ‘중국모델론’을 매개로 하여 그들의 보수화와 국가주의화를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신좌파는 ‘중국모델론’을 펼치는 과정에서 다른 유파의 지식인으로부터 ‘국가의 변호인’, ‘국가주의자’, ‘전향한 지식인’, ‘국가의싱크탱크’ 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글은 이러한 비판을 어느 정도수용한다. 이 글은 왕후이가 ‘전향’한 원인을 21세기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달라지자, ‘중화제국의 재구축’에 자신들의 목표를 투영하는 과정에서 국가와의 ‘거리두기’에 실패한 데서 찾는다. 이 ‘거리두기’의 실패는 90년대 자신의 논리 안에 구축해놓았던 긴장 구도를 무너트렸다.
90년대에 왕후이가 제시한 ‘反현대성적 현대성’ 안에서는 동양과 서양 또는 중국과 서양이 공존하면서 갈등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자유와 평등이 갈등하면서 공존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존과 갈등은 신좌파의 논리에 모순과 긴장을 유지하게 만들었다. 이들의 이런 입장은 자신의 논리 안에 서구식 발전 도식만을 상정하여 애초부터 긴장과 모순을 소거해버렸던 당시 중국 자유주의자들의 이론구도와는 명확히 대비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21세기 신좌파의 ‘중국모델론’ 안에서는 갈등하는 한쪽 축이 사라지면서 대결구도 또한 실종되어버렸다. 필자는 왕후이의 ‘중국모델론’의 기본골격을 중국 개혁개방 30년의 ‘밝은 면’과 사회주의 30년의 ‘우량한 측면’의 무원칙한 조합으로 본다. 이 논문은 ‘중국모델론’ 안에서 이 양자가 원칙 없이 ‘행복한’ 결합을 하게 됨으로써 신좌파가 90년대에 보여주었던 중국의 현대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그들이 견지했던反봉건성도 실종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즉 ‘중국모델론’ 안에서는 이미 중국 근현대 100년을 지탱시켜온 5.4의 민주의식과 ‘서양의 근대성’은 거세되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중국의 이러한 변화된 지식 구도를 기초로 하여 이제 다시, 진보란 무엇인가, 비판적 지식인의 조건은 무엇인가에 대한 재질문이 필요한시점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좌파라는 것은 일종의 비판의 전통이고 이 비판은 먼저 자신이 속해 있는 기존의 틀(status quo)을 겨냥한 것이어야 하기때문이다.” 이 점에서 중국이라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분명한 자각을 하면서도 동시에 국가와의 ‘거리두기’를 유지하려는 태도가 지금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이 보여주어야 할 최소한의 모습이라고 본다. 21세기 중국의 변화된 지식구도는 왕후이를 비롯한 신좌파와 공감대를 형성해왔던 중국학을 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도 민감하게 주시해야 하는 부분이다.本文聚焦21世纪中国知识界的一个轴心新左派,以新左派代表人物汪晖对国家崛起的未来构想--“中国模式论”为媒介,从批判的角度探讨新左派的保守化和国家主义化。新左派在提倡“中国模式论”的过程中,被其他流派的知识分子批评说他们变成了“国家的辩护人”、“国家主义者”、“转向的知识分子”、“国家智囊”,本文在一定程度上认同这些批评。本文认为新左派之所以“转向”,是因为中国在21世纪国际地位迅速提升后,新左派在把自己的目标设定为“重建中华帝国”的过程中,没能与国家“保持距离”。汪晖在90年代提出的“反现代性的现代性”,共存着相互对立的东方和西方或中国和西方,换句话说共存着相互对立的资本主义和社会主义、自由与平等。这种共存与对立使新左派的逻辑维持着矛盾和紧张。他们的这种立场与当时中国自由主义者的理论结构形成鲜明对比,后者在自己的逻辑中只反映西方式发展模式,一开始便排除了紧张和矛盾。但纪新左在21世派提出的“中国模式论”里对立的两者中一方消失,对立结构也不复存在。笔者认为汪晖的“中国模式论”的基本框架是,中国改革开放30年的“光明一面”和社会主义30年的“优良一面”无原则的组合。这两者在“中国模式论”里无原则地“幸福”地相结合,导致新左派在90年代表现出的对中国现代性的批判性视觉消失无踪,而且他们坚持的反封建性也处于即将消失的境地。也就是说在“中国模式论”中,支撑中国近现代100年的五四精神和“西方现代性”已被割除。本文主张,基于中国已发生变化的知识结构,如今到了需要重新质疑“进步是什么”,“批判性知识分子的条件是什么”的时候了。“因为左派要保持批判的传统,而这种批判首先应针对自己所属的现状(status quo)。” 从这一点来看,中国的批判性知识分子要表现的最起码的态度应该是明确认清“中国”这一自我认同,同时与国家“保持距离”。21世纪中国变化了的知识结构,对于与汪晖等新左派形成共识的研究中国学的韩国人来说,也是需要密切关注的部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