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관료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관하여, 한국의 정부부처 수준을 분석대상으로 정부-언론 관계에 나타나는 영향을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특히, 노무현-이명박 정부 간에 이러한 현상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살펴봄으로써, 이질적인 정치세력 간의 정권교체와 그에 따른 언론환경의 변화에 관료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분석해 보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정부부처 간의 실제 업무관계가 정권교체에 따른 정부-언론 관계의 변화와 관료 권력의 영향에 따라 언론보도에 어떻게 다르게 노출되는지에 관하여 노무현-이명박 정부를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 것이다.
연구결과,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되었다. 첫째,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정부부처 간의 실제 업무관계와 언론에 보도된 업무관계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 때는 양자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둘째, 양 정부 모두 관료권력이 높은 기관들일수록 정부부처 간 업무관계 관련 보도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았지만, 이를 실제 업무관계와 비교했을 때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발견되었다. 셋째, 개별 부처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는 부처권력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 가운데, 언론의 관심도와 다른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는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서로 상반된 관계를 보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정권교체에 따른 정부-언론 관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힘 센 부처들에 대한 언론의 보도 빈도는 변함없이 높았다는 점이다. 이는 정권 차원에서 정부-언론 관계가 우호적이든 비우호적이든 상관없이, 관료들은 자신의 가치와 선호를 독자적으로 추구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증거라고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