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일본의 문화외교는「선진대국」의 가치를 이입시키는 형태로 외교력을 집중해 갔다. 경제대국의 지위를 등에 없고 정치․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의지, 통상마찰에 대한 방어수단으로서의 대응전략, 일본사회의 국제화 진전 등과 맞물리면서 일본의 문화외교도 한층 탄력적으로 전개되었다. 국제문제에 대한 일본의 외교방침이「주체적․적극적 참여」의 형태로 변해가는 가운데 일본적 가치의「국제화」의지가 문화외교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국제사회로부터의 일본에 대한 기대와 비판에 즈음하여 기존의 수동적 자세를 버리고 오히려 일본적 가치의 발신을 강화하는 공세적 대응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로 인해 80년대는「보다 적극적인 정치적 역할」이나「폭넓은 다면적 외교」전략이 일본외교의 방향성을 형성하면서도 문화외교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세밀함을 더해 갔다. 아시아제국과는 장래를 고려한 교류협력․지원사업을, 구미와는 일본소개를 위한 홍보활동과 일본연구지원 확대, 공동연구의 강화라고 하는 투 트랙전략을 추진했다. 이른바 상대의 니즈에 일본적 가치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형태로 일본문화발신에 주력하는 전략적 선택을 시도한 것이다. 이상을 고려하여 본고에서는 경제대국 일본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압력과 기대감에 대한 일본의 대응이 80년대의 문화외교에 어떻게 반영되어 갔는가, 그것을 반영한 문화교류는 어떠한 형태로 추진되었는가 등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