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의 해와 달이 둘씩이라는 자연 자체가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악일 수 있다는 것,수명장자가 이웃을 속이고 괴롭히는 악, 조상에 대한 악과 초월적 존재를 향한 악,그리고 속임수로 인세를 차지한 소별왕으로 인한 지상의 악들을 제시되어 있다.
자연의 악은 대별왕 소별왕이 처리했다. 사회적 악은 징치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한다. 문제는 하늘의 일월을 조정해 준 소별왕이 이 지상의 다양한 안의 근원이라는역설적 상황이다. 이는 결국 지상에서 악의 항존성에 대한 검토를 하게 한다. 인간사이의 악이 지상이 존재하는 한 사라질 수 없다면 이 세상에는 유토피아란 존재하지않는다. 유토피아 아닌 곳에서 살기, 악과 함께 살아가기의 문제를 초감제 신화는 제기한다.
다음으로 악을 문명사적 전환의 양태와 견주어 살펴보았다. 구석기에서 신석기로넘어가거나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도시 문명으로 옮아갈 때 한 쪽은 선이 되고 다른 쪽은 악이 되었다. 우리의 문명 자체가 악을 포함하고 있는 선이라는 것을 역사가말해준다. 제주도 신화는 이런 맥락에서 우리 인간 사회에 늘 악은 선과 함께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세상이 근원적으로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냉철한 인식이 우리를 현존하는 악에 대해 깨어 있게 한다. 현실의 비극에 눈을 감게 하지 않기에 해결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숙고하고 실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