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의 1970년대~1990년대 생리대 상품화 과정에서 여성의 ‘월경’과 월경하는 ‘여성’이 시대적으로 어떻게 사회문화적으로 의미화되었는가를 여성잡지에 게재된 생리대 광고 담론을 통하여 살펴보았다. 이 시기 생리대 광고는 여성의 월경에 대한 공적 담론을 형성하는 하나의 매개로서 전통적 구속과 육체적 제약에서 ‘해방된’ ‘현대 여성’이라는 새로운 주체로 호명하면서 근대 가부장제적 자본주의 젠더 규범의 문화적 기제로서 작동한다. 1975년 우리나라에서 일회용 접착식 생리대가 상품 생산된 이래, 생리대 상품 광고는 한국 사회 문화에서 상품 사용자인 여성들에게 생리대 상품을 이해시키고 소비시키기 위한 치열한 가치 경쟁의 장이었다. 자본주의 기술의 발달로 이루어진 생리대라는 상품의 혁신 과정은 기적의 흡수력과 초박형 재질, 편리한 날개를 달고 생물학적, 역사적 시공간을 넘어 여성의 ‘자유’를 약속한다. 이전 세대 여성들이 마주했던 장애물들을 ‘초월’하여 활동적이고 독립적이고 용감한 여성이 될 수 있다고 ‘마법’을 건다. 그러나 생리대 광고는 월경하는 여성들의 불안과 수치스러움을 강조하면서 일반적으로 금기시되고 오염으로 인식되었던 월경을 신비화하고, 이상적인 여성다움의 이미지를 중개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여성은 비정상적이고, 불결하고, 건강하지 않으며, 자기보호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는 변하지 않는다. 여성을 새로운 소비자로서 창출하려는 자본주의 상품화가 여성의 월경 경험을 비가시화하고 타자화하는 가부장제적 가치 규범과 얽혀있는 지점들을 생리대 상품 광고는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