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추연 권용현(1899~1988)의 생애와 문집 그리고 그의 시세계를 다룬 것이다.
한문학의 終熄을 대개 舊韓末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金昌熙, 張錫英, 盧相稷, 金圭泰, 辛檍 등 20세기 한학자들은 많은 문집을 남기고 한문학을 전승했다. 그렇다면 한문학의 종식은 구한말이 아닌 한참 뒤로 설정되어야 하며, 실제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고는 ‘20세기 한문학의 외연과 확장’이라는 큰 틀 안에서 그간 연구가 진행된 적이 없는 추연 권용현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것이다.
우선 추연은 高宗 己亥(1899년), 慶尙南道 陜川郡 草溪面 柳下里에서 출생하였고, 90세(戊辰, 1988년) 11월 19일 세상을 떠났다. 일찍이 艮齋 田愚에게 학문을 배운 적이 있었다. 雲華堂이라는 서재를 짓고서 “이윤의 뜻을 품고, 안자의 학문을 배우며, 운곡 주자를 조술하고 화양 송시열을 종주로 삼는다.[志伊學顔祖雲宗華]”라고 한 것을 보면, 그의 학문적 지향점을 알 수 있다.
추연의 문집은 4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詩는 略 300首, 散文 略 2,200餘篇이 있다.
시는 대개 送詩와 遊記詩가 많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天理詩가 있으니 종식된 듯한 성리시가 다시 20세기에 창작되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아울러 遊記詩가 많이 보이는데 그 안에는 한가로움과 맑음을 주된 심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이는, 추연이 그의 삶 안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이자 정신적 이상향으로 설정하여 시를 창작한 것이다. 또한 추연의 한시 가운데 독특한 작품으로는 「乘飛機」와 같은 작품이 인상적이다. 즉 비행기에 올라 느낀 심사를 읊은 것인데, 소재와 주제 등이 이전의 한시에서는 볼 수 없던 것들이다. 이처럼 추연의 시에는 穆陵盛世에나 어울릴법한 天理詩를 비롯하여 近代 飛行機의 탑승을 주제로 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와 주제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