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에서 국민의 대다수가 도시(都市)에 살고 있지만 도시가 관연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못하다. 본고에서는 도시를 정의함에 있어 특정한 모듬살이 공간이 도시로 명명된 시점과 공간의 변화에 주목하였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모여 살았지만 사람들이 모여 거주했던 공간이 도시로 명명되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어느 시점에 무슨 이유로 특정한 모듬살이 공간이 도시로 명명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면 도시에 대해 보다 명확히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시아에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을 도시(都市)로 명명한 것은 일본 근대화의 시작인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부터이다. 그러므로 우선적으로 도시는 일본의 근대화세력에 의해 처음 조성되어 동북아시아에 널리 도입된 근대공간(近代空間)으로 파악된다. 본고에서는 1888년에 단행된 시구개정(市区改正)을 기점으로 죠카마치(城下町)인 에도(江戸)가 도시(都市)인 도쿄(東京)로 개조되면서 공간의 형태, 지배질서, 공간의 성격, 핵심지역의 구성, 사회·경제적 특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본고에서는 동북아시아의 근대공간인 도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도시는 부(富)를 축적하기 위해 계획과 시장이라는 근대의 지배질서가 주로 작동하는 모듬살이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