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사설』은 성호 李瀷(1681~1763)이 천, 지, 인, 만물의 각 개념들에 관하여 탐색한 내용을 그때그때 작성한 箚記들을 집성한 유설이다, 조선후기의 유서·유설과는 달리 天地門-人事門 사이에 萬物門을 설정했다. 物譜를 독립시키지는 않았지만, 物의 본질, 형태, 기능에 관해 특별한 인식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성호 이익은 저연계와 호흡을 같이 하면서 자연계 생물과 향촌 물품을 관찰했다. 그리고 그 관찰의 경험을 독서 지식과 연관시켜 自說을 이루었다.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문헌 지식의 참-거짓-불명확성을 검토하고 경험 관찰의 결과와 대조하고 추론하여 그 지식을 보다 명료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을 사용했다. 또한 생물의 생성이나 본질, 세계내 위치에 관해서도 사색했다. 다만 이 생성론, 본질론, 위치론을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지는 못했다. 관찰의 도구나 원리의 설정에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18세기 한국 지식인의 生物 인식을 어떤 식으로든 반영하고 있었다. 이익은 化生과 妖邪, 災變과 祥瑞에 대해 의문을 지니면서도 일정부분 진실로 받아들였다. 더구나 생물의 種과 생성에 관해서 독자적인 설을 수립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생물의 이름과 실상을 부합시키고, 생물의 속성을 심도 있게 관찰했으며, 기존 문헌정보의 오류나 상호모순을 철저히 검토했다. 『성호사설』 「만물문」 가운데 생물 관련 항목은 생물에 관한 명징한 인식에 도달하려고 고투한 중요한 산물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