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무형문화재가 성장, 발전하는 데는 수많은 민속학자들의 기여가 있어 왔다. 또한 1958년 시작된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는 민속문화예술을 발굴, 재현하여 전승의 동력을 마련했던 것에 그치지 않고, 많은 참가작품들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무형문화재와 민속학은 비록 유사한 대상을 가졌을지라도 전혀 다른 맥락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명확히 둘 사이의 차별화가 논의된 바 없다. 본 연구에서는 민속학과 무형문화재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했다. 이러한 논의에 선행하여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의 독자성과 상대성, 민속문화재와 무형문화재의 독자성과 상관성을 살펴보았다. 이를 토대로 하여 무형문화재와 민속의 관계 및 거리를 아래와 같이 산정하였다.
첫째, 민속은 자연스러운 문화적 총체임에 반해서 무형문화재는 정책적인 문화적 선택이다.
둘째, 민속은 일반적인 삶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전승되지만, 무형문화재는 국가와 민족의 필요에 의해서 지정되고 보전된다.
셋째, 민속은 개념적 가변성이 일어날 수 있지만, 무형문화재는 법적 지지를 받는 개념으로서 확고한 자기정체성을 가진다.
넷째, 민속을 연구하는 민속학은 민속문화라는 현상에 대한 인식론적 접근을 하는 것에 반해서, 무형문화재는 가치론을 중심으로 한다.
다섯째, 민속은 과거의 문화를 중심적 주제로 다루지만, 무형문화재는 현재의 실상(實狀)을 중시하고 또 거기에 가중치를 두어야 한다.
여섯째, 민속은 그것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몫이며, 공유 주체인 민중 집단의 자발적이자 자생적인 문화를 지칭하지만, 무형문화재는 비인격체인 국가가 주체이자 소유자며, 국가가 책임을 지고 관리, 지원 등을 해야 하는 대상이다.
끝으로 민속문화와 차별화된 무형문화재의 정체성과 그에 대한 운용에 대한 제언을 추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