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인간은 한민족이 공동의 역사를 시작할 때 갖고있던 건국이상이며, 현대 한국의 교육법이 정한 기본이념이다. 홍익인간은 국가와 권력을 비롯한 지상의 모든 문명장치는 인간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천명한다. 그리고 공동체구성원 개개인들에게도 선공후사와 나눔・배려의 이타적 삶을 살 것을 촉구한다. 오늘날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에 진입해 있으며, 식민지에서 독립하여 근대화와 민주화를 함께 성취한 유일한 사례로 주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의 근대화와 성장은 인간을 수단화하고 주변화시킨 가운데 성취되었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통합없는 국가, 사람없는 사회, 행복없는 삶]으로 병들어 있으며, 그 모순의 극점에서 ‘헬조선’의 비명이 터져나왔다. 이들 부정적 현상의 출발점은 인간의 도구화와 주변화이다.
이같은 시대의 문제는 한민족이 공동의 역사를 시작할 때 꿈꾸었고 교육이념을 제정할 때 다시 약속하였던 홍익인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1920년대의 민족지성은 통일을 위해 홍익인간을 호명하였다. 1949년의 교육법에서는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영입하였다. 21세기 한국에서는 인간의 도구화와 주변화를 청산하고 시대교체와 국가개조 과제를 이끌 기조이념으로 홍익인간을 다시 호출하고 있다. 우리의 3만달러 시대는 홍익인간 없이, 홍익인간을 배제한 채 성취하였다. 그러나 5만달러 시대는 홍익인간과 동행하여 홍익인간의 지도 밑에 도모해가야 한다. 그래야만 ‘헬조선’의 비명소리가 없는 [국민행복시대]와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인간의 중심성과 목적성을 다시 회복해야 할 때이다. 그래서 다시 홍익인간이 호명돼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