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과정 총론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교과목 편제와 수업량 배당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며, 고교 교육과정의 교과목 편제와 단위 배당 기준에는 고교 교육의 철학과 방향이 담기게 된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라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 방향에 따라 양질의 심화된 학습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교육과정 편성 체제를 갖출 때에 학점제 전환의 의의가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일반계 고등학교의 교과목 편제와 단위 배당 기준 및 지침을 통시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논의의 기반을 마련하고, 학점제 기반 교육과정 개발에 있어서 편제 구조 및 수업량 배당 기준과 관련하여 고려할 사항들을 논하는 데 연구의 목적을 두었다. 연구 결과,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과목’ 선택권 확대에 방점이 놓여 선택이 가능한 과목의 종류와 수를 상당히 다양하게 확대해 왔지만 진로 희망을 고려한 학생의 교육과정 이수를 세심하게 반영하지 못했고, 과목의 단위학교 개설 여부 등에 따라 실질적인 학생 선택권은 상당히 제약되었다. 과목에 따라 단위 수가 다르게 설정될 뿐만 아니라 단위 증감 기준에 의해 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편차와 복잡성을 더 커지게 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학년제 관행에 따른 교육과정 이수가 이루어져 단위제의 취지 구현은 어려운 실정이었다. 통시적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1) 유의미한 학습 경로 측면에서 과목의 다양화와 수평적 나열보다는 과목의 위계화와 과정제시형 교육과정을 통한 학습 경로의 가시화, (2) 졸업 이수 학점과 이수 연한 측면에서 총 이수 단위의 축소 및 졸업 이수 연한의 유연화를 통한 학생의 필요와 학습 능력 고려 및 충분한 학습 기회의 제공, (3) 필수와 선택 구조의 단위 측면에서 필수 ‘교과’의 구조 구축과 필수교과 내 과목 선택 유도를 통한 교과 균형 이수 및 진로와 학업 능력에 따른 과목 이수 구조 강화, (4) 과목당 학점 크기 및 증감 기준 측면에서 진로에 따른 핵심 교과목에 대한 지속적, 심층적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학점의 크기 고려와 학점 증감 기준의 폐지나 최소화를 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