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테오도르 비블리안데르의 『모든 언어와 문자의 공통 본성론』에 대한 것이다. 글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1548년 스위스 추리히에서 출판된 비블리안데르의 책의 운명에 대한 서지학적인 관찰이다. 책은 원래 프랑스 캉시의 의사였던 필립 뒤 두웨가 세운 개인 도서관의 소장품이었다. 하지만 책은 도난당해서 독일의 어느 고서점으로 팔려갔다가 다시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에 경성제국대학 부속도서관에 도착하였다. 1950년에 발발한 6⋅25 전쟁에 참전한 어떤 영국 군인이 책을 영국으로 가져가서 아동 환상동화 작가인 Alan Garner씨에게 전해 주었다. Alan Garner씨는 2020년 4월 14일에 마침내 서울대학교 중앙 도서관에 돌려주었다. 다른 하나는 이 책의 내용적인 특징에 대한 고찰이다. 이 책을 통해서 비블리안데르는 모든 언어는 평등하다는 점을 지적했고,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유익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나랏말을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고 일갈하였다. 이 책은 학술적인 의의는 서양 고대의 문법학이 근세의 언어학으로 전환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