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의 민족주의는 근대성을 결여한 종족주의에 불과하다”는 『반일 종족주의』 (이영훈 외, 2019)의 주장에 대한 이론적 비판이다. 이를 위해 우선 근대사회에서 민족이란 무엇이며, 민족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일반적 검토를 행한다. 가라타니 고진에 따르면 근대사회에서 네이션이란 폭압적인 자본=국가인 절대왕정 (혹은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주권자로 등장한 인민을 지칭하며, 네이션의 등장에 의해 근대사회는 자본=네이션=스테이트라는 일반적 구조를 갖게 된다. 한편 베네딕트 앤더슨에 따르면 민족주의는 식민지 본국의 배제와 차별에 저항하여 아메리카 식민지 주민이 스스로를 하나의 민족으로 상상하는 과정에서 등장하였다. 이러한 일반적 검토 위에서 이글은 한국의 민족주의가 갖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확인하고, 한국에서 근대적 민족의 성립과정을 이론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한국의 민족 및 민족주의가 갖는 근대성을 확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