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송 송완식은 척박했던 식민지 서적출판문화의 장 안에서 장르와 경계를 넘나들 며다양한 저술출판활동에 매진했던 작가이자 출판인이었다. 처음 영창서관을 통해 다양한 저술 작업을 시도하던 송완식은 이후 동양대학당과 문화사를 직접 운영하며 서적의 출판과 발행에까지 영역을 확장하였다. 그는 『카이제루실기』, 『익살주머니』, 『명금』, 『의문의 시체』, 『만국대회록』, 『장작림실기』, 『손일선실기』 등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들을 비롯하여, 실용서적, 사회과학서적, 사전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저술과 발행을 시도한 바 있다. 또한 문화적 사명감을 토대로 이루어진 그의 출판 활동은 식민지 서적출판문화의 장 안에서 독자들의 취미를 만족시키고, 지식과 교양을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송완식이 남긴 문학 작품들은 저작자이자 출판인이었던 그의 특수한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송완식은 문학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넘어, 출판 기획과 편집, 광고 등 책의 저술과 발행, 유통에 이르기까지 주관하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예컨대, 동시대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이해하고 조선의 현실을 반추하도록 했다. 또한 당대의 풍경을 우스운 이야기로 포착해낸 재담집의 저술이나, 활동사진이라는 최신의 미디어 양식을 고소설의 형식으로 번역하기도 했다. 삽화를 활용한 단행본 소설을 저술하여 탐정소설의 장르를 새롭게 선도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이다. 동물연설의 서사에 사진 테크놀로지를 결합시키고, 이를 통해 당대의 사회문제를 비판한 것도 출판인 송완식 문학이 지닌 개성을 오롯이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