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예비선거에서 확인된 코커스 제도의 퇴조는 오늘날 미국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데 여러 함의를 지닌다. 첫째, 코커스의 퇴조는 정당정치 양극화의 완화를 의미할 수 있으나 정당 대립이 전국 차원으로 격화되는 추세를 뜻할 수도 있다. 둘째, 코커스가 프라이머리로 대체되면 유권자의 참여율은 높아지나 참여자의 대표성, 다양성, 행동적 시민성과 관련해서는 다면적‧복합적 평가가 가능하다. 셋째, 공개토의와 공개표결을 원칙으로 하는 코커스가 줄어들면 경직된 집단주의 대결이 덜 발생하겠으나 숙의민주주의를 연습할 시민교육의 기회도 사라진다. 넷째, 선거관리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코커스 대신 주 정부가 관리하는 프라이머리가 늘면 선거관리의 체계성이 높아지겠지만, 사전투표, 우편투표, 온라인투표 등의 구체적 방식을 놓고 정쟁과 불신이 야기될 수도 있다. 코커스의 퇴조가 시사하는 미국 민주주의의 복잡한 모습은 공천과정의 개방성을 추구하는 한국 등 여타 국가에도 비교학적 교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