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은 7년간 진행된 장기전이었다. 왜란이 7년의 장기전이었다는 것은 병력과 군수품의 정비가 지속되었다는 것과 지역 관서들의 행정 체제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쟁을 수행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쟁의 공간이었던 지역의 행정적 운영 사례를 통한 연구가 필요한 배경이다. 왜란에서 경상도는 일본군이 최후까지 울산을 근거로 저항하다가 퇴각한 전투 지역이다. 명나라 군대가 일본군 진압을 위해 주둔하게 되면서 안동을 비롯한 경상도는 국제전을 치르는 양상까지 보였던 지역이었다.
안동의 관원들이 급박한 전쟁 상황에 대처하던 것을 조명하는 것은 임진왜란사 연구의 미진한 부분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지역이 지니는 성격과 특수성을 밝히는 작업이다. 기존 전쟁사 시각에서 일본군이 공격한 지역의 지방관들을 전쟁에 전혀 대비하지 못한 무능한 인물로 폄하한 것을 만회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일본군의 기습 침략에 의한 전쟁 초기의 衆寡不敵 상태를 무능함으로 돌리는 것은 전쟁사 연구의 시각을 왜곡하는 것이다. 제승방략과 진관체제를 비롯한 관방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운용되었으며, 왜군과 장기전을 진행하던 관군의 모습에서 지방관의 대처를 확인할 수 있다. 본고는 이를 극복하는 변곡점의 하나로 작용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