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일제 강점기부터 장르를 넘나들면서 작품을 발표했던 정철이 문학사에서 사라진 이유와 그의 작품에 드러난 사상성, 한국전쟁기에 작동한 정치 이데올로기, 그것에 정치적으로 편승한 단체들의 폭력행위 등과 연관성이 깊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정철은 일제 강점기에 호남평론에 발표한 시 「남해초」에 명반석을 채취하는 광산노동자의 힘겨운 삶을 형상화함으로써 노동 수탈로 인한 비애와 일제의 폭력성을 고발하였다. 해방기에는 예술문화동맹 잡지인 예술문화를 통해 작품활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전국청년동맹결성대회에 목포의 청년대표로 참석했다. 이러한 정황으로 보아 정철은 남로당의 사상적 노선을 견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상적인 행보는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어 결국 우익 청년들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한국의 정치 이데올로기 속에서 희생된 작가 정철을 호명함으로써 국가폭력의 실태를 일부 확인하였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기와 한국전쟁기를 거치면서 행적이 확인되지 않은 작가들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부분적으로나마 확인된 정철의 생애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작가들의 생애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