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카프카가 1911년 일기장에 쓴 “에우리피데스. 그리스의 왕”이란 메모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지금까지 카프카 연구는 이 언급을 해명하지 못했다. 본 연구는,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없다는 비평 정본(TK 236)의 주석과 달리, 메모의 내용이 바로 앞뒤에 기록된 카프카의 파리 경험과 직접적 연관이 있음을 밝힌다. 해석의 구체적인 실마리가 되는 체험은, 당시 동행했던 막스 브로트의 여행 기록을 카프카의 일기와 함께 비교하며 참고할 때, 루브르 박물관에서 관찰한 에우리피데스 입상과 그 전날 관람한 라신 『페드르』 공연으로 여겨진다. 이어서 에우리피데스 문학의 특징을 조명하고 이를 통해 카프카가 (아우구스트 빌헬름 슐레겔과 니체에 이르기까지) 19세기 독일에서 경시당한 이 고대 그리스 드라마 작가를 힘주어 높이 평가한 이유를 파악하고자 한다. 여기에서는 에우리피데스와 카프카 사이의 유사점 및 각자가 가졌던 비슷한 관심사, 특히 인간의 갈등 심리에 관심을 두고 다의성과 양가성을 드러내는 글쓰기 전략에 주목한다. 끝으로, 카프카의 단편소설 『오래된 기록』(1917)에 기반하여 이 작품과 에우리피데스의 비극『바쿠스의 여신도들』과의 상호텍스트적 연관 관계를 규명하고, (자기 자신을 찢어발기는) 마이나데스 같은 글쓰기라는 의미의 텍스트 해석을 제안한다. 『오래된 기록』은 이러한 글쓰기 방식을 자기 반영적으로 비추며 카프카 자신의 글쓰기 상황을 암시적으로 주제화하고 있다.
Ausgehend von Kafkas Tagebuchnotiz “Euripides – König von Griechenland” (1911), der die Kafka-Forschung bisher ratlos gegenüberstand, wird zunächst der Kontext dieser Äußerung beleuchtet. Die Betrachtung einer Euripides-Statuette im Pariser Louvre und ein Theaterbesuch am Abend zuvor erweisen sich als konkrete Anhaltspunkte. Kafkas emphatische Hochschätzung des Euripides, die angesichts der steten Abwertungen des antiken Dramatikers im 19. Jh. (von A. W. Schlegel bis zu Nietzsche) überrascht, soll sodann durch eine Herausstellung der dichterischen Eigenheiten des Euripides plausibel gemacht werden. Hier geraten Ähnlichkeiten und analoge Interessen in den Blick, nicht zuletzt in einer an der menschlichen Konfliktpsychologie interessierten, auf Mehrdeutigkeiten und Ambivalenzen angelegten Schreibstrategie. Abschließend werden anhand der Erzählung Ein altes Blatt(1917) intertextuelle Bezüge zu Euripides’ Tragödie Die Bakchen(406 v. Chr.) sichtbar gemacht und eine Interpretation im Sinn eines (selbstzerfleischend) mänadischen Schreibens vorgeschlagen, das die Erzählung selbstreflexiv spiege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