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전후(戰後) 큰 변화 없이 유지되어 온 일본의 국립대학 체제가 2000년대에 들어 급격하게 변화하게 된 배경과 그 의미를 고찰한다. 국립대학은 전체 대학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대학원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는 큰 몫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지역 간 고등교육 기회의 격차를 줄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학령기 인구감소, 행정개혁의 압력, 책무성 논리의 확산 속에, 2004년 국립대학이 일제히 법인화됐고, 이때 29개 국립대학의 통합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것은 문부과학성이 기대한 것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였고, 문부과학성이 통합을 통해 달성하고자했던 목표인 교육과 연구의 질적 향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것은 국립대학 구조재편을 교육과 연구의 관점이 아니라 행정개혁의 하나로 추진했으며, 국립대학이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므로 이 연구는 경쟁을 부추기는 식의 구조재편으로는 교육 및연구의 질적 향상을 이룰 수 없으며, 적절한 지원이 뒷받침되어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