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百家爭鳴)의 시대에 저술된 제자백가(諸子百家)의 글에서 설득의 요소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제자백가의 사상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 표현 방법에 대해서는 미처 관심을 두지 못하였던 것 같다. 그리하여 제자백가 중에서도 장자(莊子)의 글에서 설득의 표현 방법을 살펴보았다.
장자의 글 곳곳에 보이는 ‘운율’의 표현은 길고 지루해 보일 수 있는 글에 리듬을 불어넣으면서 독자가 집중해서 글을 읽어나갈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장자는 대소(大小), 미추(美醜)나 시비(是非)와 같은 개념 등은 ‘대조’를 통해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일부는 우언에 담아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장자의 우언에는 비유되고 감추어진 ‘은유’의 표현이 등장하는데, 장자의 사상은 이 우언에 담겨 독자에게 거부감 없이 쉽게 전달된다.
운율, 대조, 은유와 같은 표현 방법은 비단 설득의 표현술에 그치지 않고, 모든 것은 서로 나란하다는 제물(齊物)의 사상과도 통하면서 내용과 형식이 일치를 이루는 글쓰기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