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이 메가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디지털 전환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ICT 기술을 통해 에너지 수요를 대체하거나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ICT 제품과 서비스가 제조, 사용 또는 폐기 과정에서 다량의 에너지, 특히 전기를 소비하며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과 e-폐기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 이 논문은 2013-2019년 기업활동조사 와 에너지총조사 자료를 사용하여 한국의 제조업 부문을 중심으로 ICT 기술이 제조업 부문에서 전력을 포함한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증분석을 시도했다. 분석 결과 다른 조건이 동일한 경우 제조업 부문에서 ICT 기술이 활용된다면 전력 소비가 증가할 수 있지만 다른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는 총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긍정적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ICT 활용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현재 전력의 탄소집약도가 전체 에너지의 탄소집약도 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발전 부문의 탈탄소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디지털 전환이 추진된다면 디지털 전환은 그린 전환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