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구비문학 서사 검색 시스템의 설계를 위해 담촌 선생의 작품 연구 방법론을 활용한다. 구비문학 서사 검색 시스템은 사용자에게 구조와 화소를 중심으로 한 작품의 내용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같은 검색 시스템의 구현을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의 설계와 기획, 프로그래밍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본 연구는 그 가운데 설계 단계에 해당한다. 작품의 내용 정보를 추출하는 방법론은 담촌 선생의 건국신화와 구비설화 작품론 연구를 통해 마련하였다.
이를 위해 2장에서는 담촌 선생의 건국신화와 구비설화 연구를 살폈다. 담촌 선생의 신화와 구비설화 작품 연구는 구조와 의미 분석을 통해 보편성과 특수성을 아울러 드러낸다는 특징이 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작품의 서사적 원형성을 궁구하고, 그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서사적 의미를 포착한다. 담촌 선생 작품론 연구의 첫 번째 특징은 여러 이본들을 비교하여 핵심적인 서사 구조를 재구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구조와 아울러 작품의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는 화소 분석을 통해 심층의 의미를 추적해나간다는 것이다.
담촌 선생의 연구를 통해 그 유용성이 입증된 연구 방법론을 활용하여 데이터 테이블 구성에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서사의 주제와 관련한 주요 사건을 명사 표현으로 함축하여 단위담을 설정하는 것이다. 단위담은 작품의 구조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개념으로, 하나의 작품도 단위담의 복합 구조로 분석할 수 있다. 또 이러한 관점으로 작품을 분석하면 주제를 공유하는 서로 다른 작품 간의 관계도 드러낼 수 있다. 즉, 작품의 구조를 단위담을 중심으로 분석하면, 구비문학 전반의 서사 체계를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단위담의 하위항으로 단위담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수 있는 화소를 설정하는 것이다. 화소는 주체와 움직임의 속성을 담는 내용의 단위이다. 주체의 상태, 처한 상황, 주체가 갖는 관계 정체성, 주체가 가진 능력, 동원 가능한 수단, 주체가 풀어야 할 과제, 그에 대한 대응 행위 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한다.
3장에서는 2장에서 정리한 방법론을 통해 데이터를 설계한 실제 사례를 제시하였다. 구비문학 서사 검색 시스템의 설계도를 스토리 테이블이라 하고, 대상 자료인 작품, 단위담 분석, 행위자 분석, 화소 분석의 정보를 스토리 테이블 구성에 반영한 사례의 일부를 제시하였다.
담촌 선생은 구비문학 연구가 깊어지고 넓어지려면 자료의 체계를 파악하는 일을 당면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자료의 체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관점으로 자료 전체를 분석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며, 이를 위한 방안도 제시한다. 이 글은 담촌 선생의 착상에서 출발하여 구상 단계에 멈추어 있는 연구를 완수하고 연구 또는 창작 활동에 활용하려는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