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997년 홍콩 반환을 통해 ‘일국가(一國家)’ 체제를 공표하며 대만의 민주화 정권을 향해서도 ‘하나의 중국’을 강조해 왔다. 이에 따른 대만의 대(對)중국 정책은 ‘반중국’ 혹은 ‘통일’이라는 태도를 반복하며 문화 교류의 단절과 지속을 이어왔다. 2008년 국민당의 재집권 후 관방 간의 미술교류는 ‘해협양안(海峽兩岸)’이라는 이름하에 명분 있는 방안이 속속히 나왔다. 특히 2009년도에 이르러 양안은 대만미술관(타이중)과 중국미술관(베이징)의 대등적 관계의 현대미술교류가 적극적으로 추진되었고, 마침내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의 꾸준한 양안 교류는 학술을 넘어 전시까지 확대된 교류에 이른다. 특히 2011년 개최된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의 《산수합벽(山水合壁): 황공망(黃公望)과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 특별전은 정치적 이념의 충돌 없이 오로지 양안의 통합적 모색 안으로 작품과 작품이 만나는 이벤트의 장이 되었다. 이는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의 소장품을 통해 국가의 정체성을 넘어 정치적 논의의 핵심이 되는 ‘중국 안의 대만’으로서 ‘공생’의 모델이자 중국과 대만이라는 두 개의 정체성을 하나로 재구(再構)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논고에서는 중국과 대만의 미술교류에서 드러난 통합과 독립이라는 길항적인 갈등이 대(大)중화주의(Sinocentrism)라는 문맥 속에서 어떠한 양상을 띠는지 고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