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중국식 재난영화’가 재난을 대하는 양상은 국가, 사회와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일종의 징후적 현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왜냐하면 중국식 재난영화들은 재난의 현실적 묘사보다 재난의 재현을 통해 모종의 의미적 외연을 확장시키고자 한 욕망을 품고 있음에 대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종식되고, 극복된 재난’이라는 재난의 외연에 대해서만 말하고자 하는 유토피아적 충동은 중국식 재난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상으로 무엇보다 사실적 표현이 부각되어야 하는 재난 장르물에서 판타지를 과도하게 허용해 서사를 완성하도록 부추긴다. 따라서 특정한 정치성 구현 욕구에 따라 서사 예술의 상상력의 퇴행을 보여주는 중국식 재난영화는 보편적 재난 서사의 궤도에서 탈주하며 재난을 재현하려다 ‘재난적 재현’이라는 전도된 결과를 낳아 우리로 하여금 문화 윤리적 재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직면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