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번역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2부 2편 제78문에 나타나는 대부이론을 다룬다. 토마스에 따르면 대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파는 부정의의 죄다. 돈은 소유와 사용이 분리될 수 없는 소모재에 속하는 것이지만, 대부업자는 마치 소유권을 계속 보유하면서 사용권만 따로 판매하는 듯이 위장하여, 원금을 상환 받으면서 이자를 따로 징수하기 때문이다. 토마스는 대출에 대해서는 돈으로 측정될 수 없는 호의와 감정의 선물 외에는 어떠한 사례도 기대해서는 안 되며, 대출로 발생하는 일체의 일실이익에 대한 보상 요구 역시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토마스는 대부업자를 심지어 남을 협박하여 소유물을 강탈하는 도둑에 비유한다. 이러한 토마스의 견해는 대부 금지를 선언한 제2차 라테란 공의회(1139) 이후 나타난 가장 명료한 대부의 비도덕성 논증으로서 15세기까지 경제철학의 표준적 이론으로 기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