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12음 기법의 또 다른 창시자로 알려진 요제프 마티아스 하우어(Josef Matthias Hauer, 1883-1959)의 작곡기법을 살펴보고, 후기 작품 분석을 통해 그의 12음 기법이 작품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고찰한다. 하우어는 다수의 이론서 발간과 논문 발표를 통해 자신의 이론을 언급하는데, 이는 그의 작곡기법이 연대에 따라 어떻게 발전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초창기 이론서에 나타나는 ‘톤-컬러’(tone-color) 이론은 음악에 대한 하우어의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음악을 영적인 영역 안에서 경험하기 위해서는 톤-컬러를 지닌 각 음정을 인지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음정의 동등한 제시가 중요하기에 그는 12개의 음을 모두 제시하는 ‘트로프’(trope) 기법을 고안한다. 트로프는 12개의 음을 상호보완 관계로 형성된 두 개의 6음군으로 나눈 것이며, 트로프의 12음을 단순히 순서대로 배열하는 것을 넘어 ‘큰 변주’(große Abwandlung), ‘작은 변주’(kleine Abwandlung)와 같이 음렬의 음 순서를 회전시키는 기법, 그리고 ‘음 교환’(Tonaustausch) 기법을 통해 트로프 내, 그리고 트로프 간의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후기에 들어서면서 하우어는 12음을 4성부에 수직적으로 배치하는 ‘컨티뉴엄’(Kontinuum) 기법을 고안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통화음을 사용하거나 음군 간 순서를 변형하는 ‘음렬 연결'(row splicing) 기법을 통해 두 개의 컨티뉴엄이 결합한 ‘슈퍼 컨티뉴엄’(super Kontinuum)을 형성하고, 이를 작품에 적용한다. 이처럼 후기에는 트로프 기법과는 또 다른 12음 기법을 제시한다. 본 연구에서는 하우어의 작곡 양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후기 작품 《12음 유희》(Zwölftonspiel, 1946. 12. 24)의 작품 분석을 통해 그의 12음 기법이 작품 안에서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