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엘리제조약과 아헨조약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프랑스-독일 간 화해협력의 제도화 과정과 함의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963년 엘리제조약 체결은 주로 양국 정상의 리더십에 의해 좌우된 것으로 평가됐다. 지도자들이 대중들에게 보여준 우애의 이미지가 양국의 오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협상의 난제를 극복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엘리제조약에서 아헨조약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어떠한 협력의 제도화가 정착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9년 아헨조약이 체결되기까지 양국은 56년간 112회의 회담을 개최했다. 화해협력 상태를 장기간 지속시키는 원동력은 이처럼 양국 관계를 구속하는 지속적인 만남이었다. 또한 프랑스-독일 관계는 끊임없는 갈등과 충돌 속에서 다양한 제도개선을 통해 발전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협력을 위한 집행위원’을 임명하여 프랑스-독일 각료이사회 진행을 원활하게 했으며, 주요 합의사항의 우선순위를 선정하여 회담 결과가 단계적인 이행으로 이어지도록 강제했다. 이처럼 프랑스와 독일의 아헨조약은 화해외교가 단기적인 변화를 유도하지 못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점진적인 관계개선을 추진할 때 특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