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일본 작가 미야지마 타츠오의 LED 숫자 세기 장치인 가젯을 사용한 설치 및 퍼포먼스 작업을 중심으로 테크놀로지와 ‘신체 특정성’의 관계를 논의한다. 특히, 작가가 주창해 온 “당신 속의 예술”이라는 예술적 선언과 시간의 은유적 관계를 살피고 그의 작업에서 관람 성이 인간 신체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방식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미술 작품에서 관람자의 신체가 다양한 층위의 시·공간을 체현하는 것으로 이끄는 주요한 작인임을 주장한다. 미야지마의 가젯 작업을 관통하는 의도적인 숫자 0의 부재는 대개 빛, 색채, 소리, 움직임 등이 일순간 사라지는 하나의 빈 공간, 즉 보이드의 형식으로 정형화된다. 본고는 이와 같은 0의 순간을 작가가 무엇인가가 행해지고 있는, 혹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유동적 차원의 생성 공간인 ‘무한의 보이드’로 재구축한 것으로 해석한다. 또한, ‘어디’에서 이벤트가 이루어지는 가 보다 ‘누가’ 그 이벤트를 수행하는가가 보이드의 확장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보다 결정적인 요소임을 밝히고자 관람자의 신체와 가젯 이 하나로 결합되는 참여 중심적 작업들을 분석한다. 나아가, “유토피아적 신체” 개념을 바탕으로 미야지마가 테크놀로지 장치를 감각적 경험 으로 설정함으로써 관람자들에게 우리의 현재를 구성하고 있는 물리적, 정신적, 그리고 역사적 조건들을 재정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음 을 주장한다.
This article explores the relationship between technology and body-specificity through Japanese artist Miyajima Tatsuo’s gadget-based installations and performances. By examining the metaphoric connection of Miyajima’s artistic statement “Art in You” with the idea of time and tracing how his artworks have intervened in the realms of the human body, I argue that the corporeal presence of spectators plays an agential role in embodying the multiplicity of space-time. The intentional absence of the number zero in Miyajima’s works is typified as a void that momentarily erases light, colors, sound, and movements. I conceptualize this moment of zero as a generative site of ‘infinite void,’ where something is always happening, or anything can be imagined and performed. To demonstrate that ‘who’ performs a specific event is more critical than ‘where’ that event occurs, my analysis focuses on Miyajima’s participation-oriented projects that integrate spectators’ bodies with gadgets. Through the concept of a “utopian body,” I further claim that Miyajima’s works empower spectators to redefine physical, spiritual, and historical conditions of the present world by sensorializing technological devi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