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이상춘은 신소설 작가 중에서도 보기 드문 이력을 가진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는 『박연폭포』와 『서해풍파』라는 꽤나 인상적인 작품을 저술했지만, 평생을 교사이자 국어학자로 살았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신소설 작가 이상춘이 『매일신보』와 『청춘』의 현상문예에 당선된 특별한 이력이 있다고 정리한 바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이상춘의 이력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고, 같은 시기 동일한 이름을 사용했던 두 명의 이상춘(李常春)이 존재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신소설 작가이자 교육자였던 개성의 이상춘과 『매일신보』와 『청춘』의 현상문예 당선자이자 『매일신보』 기자였던 경성의 이상춘은 같은 이름을 사용했던 각기 다른 인물이었다.
신소설 작가 이상춘은 개성에서 태어나 한영서원에서 수학했으며, 이러한 경험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된다. 『박연폭포』와 『서해풍파』는 고향인 개성을 주된 공간배경으로 삼고 이를 핍진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작품 속 무대를 일본과 미국, 더 멀리 남극에까지 확장하고자 했다. 또한 한영서원에서 배운 근대 지식과 기독교 사상, 외국어 등은 작품 속 주제로 형상화 되었다. 한편, 택견 유단자와 매력적인 장애인 여주인공, 조선학과 항해학을 전공하고 남극탐험에 도전한 인물 등 이전의 신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새로운 인물형상을 창조한 것도 중요한 특색이다. 이처럼 이상춘과 그가 남긴 신소설은 1910년대 신소설의 다채로운 성격을 이해하기 위한 의미 있는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