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츠(Kenneth N. Waltz)의 세력 균형 이론은 냉전의 종식과 함께 이론적 대안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다. 본 연구는 월츠에 대한 다양한 비판들 중에서도 그가 주장한 보편법칙성에 대한 비판을 다룬다. 비판적 연구들은 세력균형에 대한 논의를 풍부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여한 바가 크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국제정치의 관계가 지닌두 가지 형태인 위계와 균형을 분리하여 사고하려는 경향이 짙으며, 그러한 경향이 거시이론을 표방하는 세력균형이론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이에 본 연구는 월츠를 ‘불완전한 관계주의자’로 정의하고, 그가 간과한 위계를 균형과 복합적으로 다루어 보기 위한 개념으로 관계가 지니는 가능성을 살펴 본다. 그 결과 본 연구는 월츠가 세력균형의 유지 기제로 제시한 역량의 분포 (distribution of capability)를 관계의 분포(distribution of relations)로 재개념화 할것을 제안하며, 분포의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로 권력, 매개, 그리고 맥락을 관계 주의적 시각에서 살펴본다.
관계주의는 결정론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비판들과 접점이 있으며, 한편으 로는 균형과 위계를 포괄하는 상위의 개념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논의를 수용하며 좀더 확장된 설명을 가능케 하는 보완적 접근 수단이다. 본 연구의 논의는 국제정치를 개체 또는 구조로 분할하려는 접근을 보완할 수 있으며, 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개념화해온 그간의 연구들을 결합하기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