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포괄적 국제 사이버 안보 레짐이 부재한가? 더 구체적으로, 왜 국제 연합 (United Nations, UN) 내에서의 전 지구적 사이버 안보 포럼은 정부전문가 그룹 (Group of Governmental Experts, GGE)과 개방형 작업반(Open-Ended Working Group, OEWG)으로 나뉘었는가? 기존 문헌들의 대다수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보고서나 정책적 제언을 하는 것에 머물며 장기적 관점에서의 분석을 위한 이론이 결여되어 있다. 그리고 몇몇 학문적 연구들은 사이버 안보를 논의하는 전 지구적 포럼에 대해 단편적 사건으로 접근하거나, 급격하게 발전하는 전 지구적 사이버 안보 논의의 특성상 최근의 논의를 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장기적 흐름을 해석할 수 있는 분석 틀을 제공한다. 레짐 복합체 연구를 원용하여, 본 논문은 종종 국가들의 연합을 이끄는 강력한 국가가 현 상황의 다자주의적 논의의 장에 불만일 경우, 경쟁적인 포럼 창설을 통한 포럼 쇼핑을 도모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전략들은 기존 포럼의 권위를 약화하고, 불만을 품은 국가들의 규범과 가치를 증진 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의 GGE와 OEWG에서의 회의를 분석한 결과는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GGE 초기에 보이던 미국과 영국 중심의 서방 진영과 중국과 러시아 중심의 비서방 진영의 대립은 차차 서방 진영의 규범과 가치로 기울게 되고, 이에 불만을 품은 러시아는 OEWG의 창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에 유엔 내에서는 GGE와 OEWG, 두 포럼이 생기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국가들은 포럼 쇼핑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러시아의 전략적 움직임에는 서방 진영 중심의 가치와 규범으로의 집중을 산만하게 하고, 기존에 합의된 바를 약화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결론에서는 본 연구의 정책적 함의와 전망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