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오키나와 국제정치의 역사적 전개를 ‘지정학적 세력정치’의 관점에서 들여다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류큐국의 흥망성쇠, 메이지 일본의 류큐병합과 대외팽창의 시작, 일본 제국의 과대팽창, 오키나와 전투와 제국주의 팽창의 종말을 분석하고, 전후 미국의 지정학적 세력정치에 재편된 오키나와의 국제정치를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밝혀보고자 하였다. 첫째, 15세기에서 19세기 간에 존재했던 류큐국은 중일간 지정학적 세력정치의 구조 하에서 왕국의 흥망성쇠가 결정되었다. 둘째, 메이지 일본의 류큐병합은 중일간 세력전이의 결과였으며, 이로써 대외팽창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일본 제국은 중화질서를 해체하고 일본 중심의 동아시아 제국주의 질서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일본 제국의 대외팽창은 전형적인 과대팽창의 경로를 따라갔고, 오키나와 전투를 계기로 결국 제국의 종말을 맞게 되었다. 오키나와 병합으로 시작되었던 대외팽창은 결국 오키나와에서 종결되었다. 셋째, 전후 오키나와는 미국의 지정학적 세력정치에 재편되어 냉전기 동아시아 봉쇄정책의 보루로서, 21세기 초 중일간 제2차 세력전이 이후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지정학적 방파제로서의 전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넷째, 지정학과 세력정치는 오키나와 국제정치의 역사적 전개를 밝혀내는 데 있어 유용한 이론적 관점이다. 지정학적 세력정치는 국제정치의 고전적 이론일 뿐만 아니라 현대 국제정치에서도 작동하고 있는 살아있는 이론적 지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