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이민자의 사회적 삶은 이제 더 이상 국민국가적 경계에 의해 제한되지 않는다. 이민자들은 자신의 사회적 삶을 고국에 남겨 놓은 가족 및 친인척을 포함하여 다장소적인 특징을 가진 초국적 사회 공간에서 조직하고 있다. 오늘날의 이주와 과거 국제이주를 구분하는 시각을 갖기 위해서는 오늘날의 초국적 이민자와 그 가족들이 초국적 사회 공간에 배태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는 첫째 근대 국민국가와 이주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오늘날까지도 이주연구의 기본 분석틀로 기능하는 ‘방법론적 국가주의’ 관점을 비판하고자 한다. 둘째, 쉴러(Nina Glick Schiller)의 ‘초국주의’와 프리스(Ludger Pries)의 ‘초국화’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민자의 사회적 관계, 사회적 네트워크, 사회적 영역을 포착하기 위한 이런 구상들이 어떤 역사적 또는 이론적 맥락에서 형성되었는지를 탐색한다. 이때 ‘문화적 흐름’으로서의 초국주의, 지구화, 세계시민주의 등 관련 구상들과의 대비를 통해 초국주의 및 초국화 구상의 특징과 그 지향을 드러내고자 한다. 셋째,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에 주목하는 이러한 구상들과 연결하여, 이민자들이 구축하는 초국적 사회 영역과 그들의 정체화의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그간 이주연구의 근본토대로 작동해 온 방법론적 국가주의, 이민자의 사회적 영역과 삶에 주목하는 초국주의 및 초국화 구상 그리고 다장소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21세기 초국적 가족을 둘러싼 논의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