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무력분쟁을 촉발하며, 기후변화 취약국일수록 갈등 발생 확률이 증가한다는 논의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모색하는데 많은 함의를 준다. 한반도의 평균온도는 상승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취약국인 북한과 남한은 지리적으로 접경한다는 점에서, 온도상승은 한반도에 갈등을 촉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한반도의 평화를 구상하는데 있어 기후변화가 중요한 의제로 고려되어야 함을 서해 평화지대 조성 사업을 사례로 보여주고자 했다. 전 지구적 관점에서 국제기구 등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인권-평화-발전 넥서스’ 논의에서 확장된 기후변화의 평화의제화 과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서해는 기후변화로 인해 무력분쟁이 발생했으며 접경지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긴장도가 높은 해역으로 꼽힌다. 따라서 서해수역 평화지대조성 사업은 남북 공동의 기후변화 대응을 통해 잠재적 갈등을 완화하고 기후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후변화를 연계한 한반도의 평화를 설계할 수 있는 유효한 사례로 판단된다. 기후변화 의제를 통해 남북의 갈등을 면밀히 천착하는 시도는 전통적 안보의 개념에서 나아가 기후변화라는 신사고적 자원이 평화를 추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