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젠더 관점에서 제주여성 노동의 양상을 살펴보고 제주여성노동사 연구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다. 제주도의 지역개발 및 산업화 과정에서 주요하게 인식되지 못했던 제주 여성의 노동력과 기여도를 가시화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제주사회의 성별체계와의 관련성에 주목하여 제주지역 개발 및 산업화시기에 나타난 여성 노동의 변화와 산업별 여성 노동의 양상 그리고 여성노동운동의 사례를 분석한다.
전국적으로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꾸준히 상승한 것과 달리 제주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1960년대 이후 1990년대까지 점점 감소하여 1990년도에는 전국 수준보다도 낮은 상태였다. 게다가 남성 중심적 개발정책으로 인해 제주 여성들은 무급가족종사자이거나 임시 및 일용직 등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이며 주변화 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여성의 노동 참여 자체가 여성의 지위를 높이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여성 노동의 지위는 경제활동참여율뿐만 아니라 일의 성격에 대한 고려와 지역적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아울러 ‘강인한 제주 여성’이라는 담론은 제주사회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