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평화⋅통일교육 관련 현장 참여자들에 대한 초점집단 인터뷰를 통하여 신자유주의적 혐오의 시대 북한과 통일에 부여된 새로운 위치와 의미를 탐색하고자 한다. 사유재산의 보호와 공정한 자유 경쟁을 인류 번영의 중요한 전제로 삼는 신자유주의 논리는 특정한 방식으로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이해를 재편한다. 면담자료는 북한과 통일이 ‘세계 시장’과 ‘자기주도성’이라는 신자유주의 문화논리에 근거하여 이해되는 양상을 드러낸다. ‘선택’과 ‘책임’이 신자유주의적 주체에게 요청되는 자격일 때, 북한은 주체의 자격이 없는 타자로, 대북지원은 북한이 “자초”한 상황에 대한 불공정한 개입으로 이해된다. 전 지구적 자본주의 맥락에서 세계시민사회와 글로벌 시장이 남북관계를 이해하는 상상의 공동체로 등장하지만, 북한은 시장 질서에 자격 없는 주체로 성원권을 가지지 못한다. 관계를 해석하는 맥락이 한반도에서 세계로 확장될 때, 민족주의에 기반한 남북의 필연적인 결합은 약화된다. 한편, 면담자료는 경제적 논리에 근거할 때 통일을 사적 이익침해로, 북한을 제한된 자원을 불공정하게 약탈하는 타자로 의미화 할 위험이 있음을 보여준다. 신자유주의에 근거하여 분단과 평화를 이해하는 방식의 핵심적인 문제는 한국 사회가 가진 역사적, 정치적, 지역적 맥락을 탈맥락화하는데 있다. 통일과 관하여 예상되는 경제적 부담이 남북의 역사적 관계와 한반도에서의 평화의 문제로 맥락화되지 않고, 오직 시장 가치의 문제로 인식될 때, 통일은 비합리적인 선택지이다. 이 글은 신자유주의적 혐오가 분단의 맥락을 복잡화하는 양상을 이해하는데 단초를 제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