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목적은 최근 공감을 매개로 한 새로운 사회분석틀로 제기되고 있는 공감장 연구의 이론적 개념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공감장 연구에 대한 검토를 통해 도출한 주요 논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감장 개념이 연구자마다 불일치하는 것은 공감 개념의 혼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공감의 지성사적 전통과 개념사를 일별하고, 공감을 감성과 동일시하는 논점을 비판하고, 공감을 사회적 감정의 산출원리이자 작용원리로 정의했다. 둘째, 공감장 논의가 직면한 과제는 소통합리성 차원의 ‘더 나은 논증의 힘’을 대체할 보편적 공감대의 가능성과 역할을 논구하는 일이다. 공감장은 사회마다 존재하지만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경험에 따라 개인과 공동체에 미치는 민감도가 다르다. 개인과 공동체가 공감작용을 통해 형성된 사회적 감정의 적절성 여부를 가늠하는 무형의 보편적 공감대의 존재가 도덕적 경계의 준거 역할을 담당한다. 이 연구가 합리적 사회이론이 누적한 한계를 보완하고, 보다 적실성 있는 사회분석틀로 공감장 연구가 발전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