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이미 『삼국유사』에서 명당으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의 이능화는 『조선불교통사(朝鮮佛敎通史)』에서 오대산 적멸보궁을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한 산중 명당’으로 기록함으로써 풍수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자장율사의 봉안으로 확고하게 인식되게 하려는 의도적인 서술을 남겼다.
본 연구는 이능화의 역사기록에서 ‘명당’으로 특필된 오대산과 적멸보궁, 상원사와 월정사를 풍수지리학적으로 재고찰함으로써 한국의 풍수지리학에서 오대산이 갖는 지위와 위상에 대해서 분석하였다. 아울러 오대산의 역대 고승인 자장, 보천, 효명, 나옹, 한암의 뒤를 이은 탄허의 풍수지리학적 안목과 풍수관에 대해서 고찰해 보았다.
탄허는 화엄학의 무애 사상과 차별지(差別智)에 입각하여 풍수학을 보살행의 일환이자 방편으로서의 술학(術學)의 차원에서 광대하게 포섭하였다. 본인이 거처했던 도량과 직접 소점하여 불사했던 암자, 그리고 국가 주요시설의 입지를 위해 풍수 안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는데, 이 일화들을 통해 탄허의 풍수관이 화엄의 보현 보살행에 입각한 대승풍수와 공익풍수의 정신이었다.
한국의 불교 풍수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오대산의 풍수지리학적 위상과 오대산의 역대 고승들의 풍수 안목과 풍수관의 고찰은 향후 불교적 풍수사상의 특징은 지속적인 연구를 위한 좋은 선행연구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