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미셀 푸코의 마지막 5년 동안의 이론을 살펴봄으로써 이 시기의 푸코 사상의 전체적 윤곽을 드러내는 데 목적이 있다. 1970년대 후반 『성의 역사 1-앎의 의지』를 전후로 푸코는 자신의 권력 개념을 규율, 전쟁, 생명정치, 안전, 통치성의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갔다. 하지만 80년대 들어 푸코는 자신의 방법과 탐구 주제를 새롭게 변경한다. 그는 탐구 주제와 영역을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삶의 철학과 초기 그리스도교 사상으로 이동하는 한편, 이를 탐구하기 위한 문제설정에서도 ‘권력에서 통치로’ 전환한다. 권력에서 통치로의 전환은 무엇보다 주체화와 그 계보를 탐구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끼친다. 우선 권력의 관점에서는 주체가 지식과 관련해서 어떻게 구성되는가 하는 데 주된 초점이 주어져 있다면, 통치의 관점에서는 진실과의 관계 속에서 주체가 어떻게 스스로를 구성하는가 하는 것이 초점의 대상이 된다. 전자의 관점에서 주체가 규율과 생명정치의 대상이 되는 예속화가 중요했다면, 후자의 관점에서는 주체가 자기와 자기, 자기와 타자 간의 관계를 변형시키는 주체화의 과정이 중요해진다. 이 글은 80년대 푸코의 사상과 이론에 나타난 이러한 변화의 전체적 과정을 탐구하면서 그것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