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조선 후기 문신 甁窩 李衡祥(1653~1733)의 「浩然亭八幅」에 나타난 중국 고대 선현 가운데의 傅說ᆞ姜太公ᆞ張良ᆞ諸葛亮ᆞ巢許ᆞ沮溺ᆞ商山四皓ᆞ楚狂의 출처행적을 예증한 8首의 한시 내용을 전거로 하여 조선시대 ‘出處圖’ 제작사례를 밝혀 그 시각적 특성과 표상의 함의를 살펴보았다. 「호연정팔폭」은 조선의 儒子가 인식한 중국 고전의 이상적인 出仕와 隱遁에 대한 원형적 모범을 드러내었다. 궁극적으로 군자의 일은 출처보다 중대한 것이 없음을 보여주며, 출처는 때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했음을 함축하고 있다. 더욱이 본 연구에서는 「호연정팔폭」에 나타난 8수의 소제목들이 특히, 조선후기 문신 申景濬(1712~1781)의 「次畵屛韻」에 거의 유사하게 7수의 畵題로 수록되어 있음을 찾을 수 있어, 문헌 텍스트와 시각 이미지와의 상호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쉽게도 현전하는 작품 가운데 「호연정팔폭」전체를 화첩이나 병풍으로 제작한 사례는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조선시대 ‘출처도’ 畵目 제작사례의 발굴과 특히 조선시대 고사인물화 갈래 연구의 실증적 분류방법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 인물화-고사인물화-출처도 화목의 세분화되고 구체적인 회화사의 갈래 연구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