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의 초기 작품 『게르트루트』에서는 문학과 음악이 잘 어우러져 음악 소설을 구현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음악적 재능이 있었고 음악과 밀접한 삶을 살았다. 비록 음악가가 되지는 않았지만 음악은 그의 삶의 일부였다. 음악은 그에게 운명처럼 다가왔고 그때부터 음악은 그의 안식처이기도 했다. 학창시절 무단 외출로 인해서 학교에서 쫓겨나고 방황을 할 때 그가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이 음악과 문학이었다. 그의 음악에 대한 사랑이 문학 작품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 소설 『게르트루트』에는 학창시절에 사고로 인해 불구가 된 주인공, 쿤의 생애가 묘사되는데 쿤은 역경을 딛고 연주를 하고 작곡을 하는 음악가가 된다. 주인공 쿤의 성격은 소심하고 사랑하는 여인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주변만 맴도는 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헤세가 학창 시절에 겪었던 아픈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작동해서 작품 속에서도 언제 상처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방어기제가 작동하여 진정한 사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짝사랑하는 여인, 게르트루트를 무오트라는 음악가에게 빼앗기고 상실감을 느끼지만 곧 음악에 몰두함으로써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고 내적으로 성장해가는 음악가의 삶이 이 작품에서 그려진다. 자서전적 성격이 강한 이 소설을 통해서 헤세의 사랑관, 문학과 음악과의 관계 그리고 삶과 음악과의 관계가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