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말 서독의 신좌파 지식인들은 제도권 밖의 저항세력을 형성하며 의회를 벗어나 거리로 나서 정치적 투쟁을 주도하였다. 당대 서독의 실천문학 또한 주류의 부르주아 문학장을 벗어나 정치적 시위의 현장으로, 문화적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거리로 나가 대중 속에서 ‘수행’되며 권위적 시스템과 문화적 통념을 변화시키고자 하였다. 이러한 선전‧선동 문학의 발생에 뒤이어, 68혁명의 해체 시기에는 ‘일상에서의 민주주의 실천’이라는 의미에서 노동자들의 글쓰기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는데, 1970년 이후 독일 대도시들의 다양한 작업장 ‘일터’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글쓰기 모임들이 그것이며, 이들이 연합하여 《작업장 노동문학회 Werkkreis Literatur der Arbeitswelt 70》라는 문학 조직이 결성되었다. 68혁명이라는 사회적 격변의 흐름을 타고 문학이라는 글쓰기 행위가 전문작가들의 전통적 글쓰기 공간인 서재로부터 일상의 노동현장으로 옮겨졌던 것이다. 저자는 독일의 68 신좌파 문화혁명 이념과 《작업장 노동문학회》 결성 사이의 연관성에서 출발하여, 넓게는 노동자 계층의 의사소통을 중재하는 노동자 공론장을 만들어내려 했던 《작업장 노동문학회》의 문학 구상과 성과를 다루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작업장 노동문학회》의 글쓰기 작업 및 텍스트에 대한 분석은 두 권의 노동수기 모음집 『일터의 위험Ihr aber tragt das Risiko』(1971)과 『저먼 드림 Sehnsucht im Koffer』(1981)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