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독일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이론가이자 작가 아르노 홀츠와 요하네스 슐라프가 공동으로 작업한 실험적 작품집 『새로운 궤도 Neue Gleise』(1892)에 수록된 몇 개의 초기 작품들을 연구대상으로 삼는다. 우선 이 두 사람의 공동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고, ‘젊은 독일’을 추구했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어린 에미 Die kleine Emmi』를 비롯한 몇 개의 작품이 홀츠와 슐라프가 추구한 자연주의의 노정에 어떤 의미로 기록되어야 하는지 고찰한다. 특히 이 시기의 홀츠는 자연주의 이론을 체계화하는데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으므로 이들 작품에 나타나 있는 실험적 시도들을 추적해보는 것은 그의 이론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베를린 서민들의 생활상이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을 살펴봄으로써 작품에서 드러나는 자연주의 소재를 규정하고, 사실주의와는 획기적으로 달라진 문학적 표현 방식, 즉 자연주의의 문체 원칙에 관해서도 고찰한다. 이런 과정에서 문학사가들의 시선이 제대로 미치지 못한 슐라프의 경우 독일 자연주의 이론 형성에 기여한 몫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으며, 홀츠와의 작업을 통해 입증된 그의 작가적 능력도 확인할 수 있다.